아이돌 전형 (위키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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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光の波
내가 말했잖아요. 뭐든 이루어진다고.
이제 곧, 달이 떠요.
(사진 및 그림)
셀린(공혜민) Dear. My
Main Dancer 20 Female
다정한 머릿속에 밝은 생각들을 따라¹ 차분한
용기 있는 성실한 활기찬 잘 믿는 장난기 있는
자신감 있는 주도적인 새로운 Goal 시작해 또²
¹(여자)아이들 - i'M THE TREND
²CLC - HELICOPTER
(사진 및 그림)

∨ 1. 개요
드림나인 엔터테인먼트 소속 9인조 걸그룹 Dear.my의 멤버이다.
예명인 셀린은 달의 여신 셀레네(Σελήνη)에서 따왔다.
∨ 2. 상세
∨ 2.1. 비주얼
팀 내에서 고양이상 멤버 중 하나. 흑발보다 갈발을 좋아한다. 하지만 매 활동 때마다 흑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데뷔곡인 여름밤 때도 흑발, 그 해 겨울 발매된 너와, 겨울에서도 흑발, 다음 해 발매된 싱글 Love Virus도 흑발이었다. 컨셉에 잘 어울린다는 주위 평가에 본인도 인정하고 두 손 들었다고 한다.
∨ 2.2. 성격
언행이 나른하며 차분한 편. 그에 비하여 에너지가 넘쳐서인지, 차분한 어조로 말을 많이 하거나 (재미있는) 반응을 잘한다. 다정한 말을 잘 구사해서 낯간지러운 말도 잘 쓴다. 대상은 주로 멤버와 팬인 디어유어. 특히 종종 올려 주는 글은 정말 장황할 정도로 길다. 디어유어에게, 로 시작하지만 끝은 늘 온갖 수식어가 길게 붙은 추신으로 끝난다. 어떤 날은 추신이 3줄 넘어간 적도 있다.
본인 입으로는 낯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나 연습생 때 일화를 들어보면 알고 지낸 연습생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브이앱에서 밝히기를 '학교를 다니며 연습생 생활을 함께하다보니 첫차와 막차의 요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연습실에 제일 처음 발을 들이진 못해도 마지막으로 나오자는 다짐을 하던 연습 벌레였다고 한다. 연습 시간대가 비슷했던 친구들과는 잘 지내고 종종 과감하게 외출을 시도해 디저트를 사먹은 일화를 얼떨결에 얘기한 적도 있다.
말을 잘 믿어서 잘 속는다. 아무리 이상한 말이라도 의심 없이 듣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닫거나, 누군가 말해 줘야 이상함을 느낀다. 개인 브이앱[4] 진행 도중, 댓글이 셀린 사전에는 거짓말이라는 게 없냐는 물음을 한 적이 있다. 여기에 본인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저도 아는데 다 속아 주는 거예요" 라는 대답을 남겼다. 하지만 대부분의 디어유어는 믿지 않았다. 심지어 이 날은 다른 멤버가 몰래 방송을 지켜 보고 있었는데, 나중에 유닛 라이브에서 속아 주는 게 맞냐고 물어보며 장난을 친 적이 있다.
본인 역시 장난기가 제법 있는 편이고, 종종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여준다. 창문에 딱 붙어서 무언가를 집중하고 있는 장면이 리얼리티에 스쳐지나간 적이 있는데, 창문에 진 얼룩의 모양이 양을 닮아서 한참 구경했다고 한다. 이처럼 가끔 보여주는 사차원적인 모습이 무대 위의 모습과 굉장히 상반된다.
멤버들과의 스킨십을 꺼려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오히려 먼저 다가가서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등의 행동이 자연스러울 정도.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자주 하는 행동이었다고 하니 태생인 걸로 보인다.
싫어하는 건 별로 없지만 무서운 걸 잘 못 봐서 그런 상황에 닥치면 시선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걸 볼 수 있다. 좋아하는 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전부 나열하지 못한다고. 명언이 나온 날이기도 하다.[5]
∨ 3. 포지션
디어마이의 메인 댄서를 맡고 있다. 키가 큰 편은 아니지만 팔과 다리가 길게 뻗어 있고, 춤의 강약을 잘 조절해서 춤선이 돋보인다. 무대 아래에서는 차분한 인상을 주지만, 무대 위에만 서면 무대를 씹어 먹을 것처럼 날아다녀서 댄스 브레이크 안무를 출 때 시선을 확 끄는 매력이 있다고 평가 받는다.
전공이 현대 무용이고, 춤이 좋아서 5년 정도 꾸준히 배웠다고 한다. 여러 장르들에 익숙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얼반, 힙합. 자신있는 춤 역시 동일하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안무가라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입학한 후에 가수에 꿈이 생겼다고 한다. 회사에 입사할 때도 댄스 포지션으로 입사했다고 한다.
노래 역시 제법 하는 편이지만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고 본인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댄스 포지션으로 들어온 만큼 보컬이 부족한 걸 느껴 스스로 배우고, 채우려고 노력했다고. 첫 단독 콘서트 '너랑, 겨울'에서 개인 무대에 올랐을 때 당연히 댄스로 올라올 줄 알았지만 아리아나 그란데의 Side To Side와 Problem을 선곡하여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내며 댄스를 함께 선보였다. 중간에 브릿지로 들어간 댄스 브레이크로 인해 역시 메인 댄서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6] 트레이닝을 하는대로 자기것으로 잘 만드는 멤버 중 하나로 보인다.
유닛 중에서는 퓨처 소속이다. 평소에도 보라색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신에게 너무 잘 맞는 유닛이라 생각한다고. 무대 아래에서 모습이나 성격만 보면 메모리즈에 더 적합한 거 같지만, 실력이나 걸크러쉬를 좋아하는 취향을 생각해 보면 퓨처와 잘 어울린다. 귀여운 건 좋아하지만 본인의 귀여운 모습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콘서트에서 양갈래로 머리를 땋고 드림 무대를 커버한 게 신선한 충격이라고 했을 정도.
> 4. 음반/활동
> 5. 개인 활동
∨ 6. 여담
학원 친구들과 딱 하루 학원을 안 나간 날, 카페에서 빙수를 먹으러 가다가 캐스팅 당했다고 한다. 굉장히 어리둥절한 상태로 명함을 받았지만 친구들과 빙수를 먹으면서 사기인지 아닌지에 대해 말이 많았다고. 결국 학원 선생님이 알아봐 주시고 동행해 주신 덕분에 오디션에 참여했다고 한다.
오디션 곡은 아이유의 있잖아. 춤은 아무 곡이나 틀어놓고 그냥 프리댄스로 췄다고 한다.
디지털 싱글 2집에서 퓨처는 빌런이 컨셉이었는데, 티저 사진에서 셀린은 보라색 라이더 자켓과 풀뱅 포니테일을 하고 나타나다. 처음 시도하는 이미지 변신이었는데 알고보니 앞머리는 뚜껑(?)이었다. 라디오에 나와, 촬영장에서 웃다가 뒤로 넘어가는 비하인드가 있었다고 밝히며 멤버들과 엄청 웃었다.
Love Virus 활동 당시 리더의 세균맨과 호빵맨 발언에 세균맨 대신 짤랑이는 괜찮다는 발언을 얹은 인물.
일본 데뷔 미니 앨범에서 처음으로 흑발이 아닌 빨간 머리로 염색을 시도했다. 갈색모는 아니었지만, 본인은 매우 만족했다고.
첫 단독콘서트가 있던 날에 징크스는 없지만 이상하게 떨리는 마음이 들어서 아침부터 요구르트 3잔을 마셨다고 한다.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 이벤트를 보며 우는 멤버들 옆에서 웃고 있다가 나중에는 분위기에 휩쓸려 울고 말았다. 평소에는 눈물이 없는 멤버 중 하나여서 이 날 일은 종종 회자된다.
디지털 싱글 3집, 애니메이션 OST를 불렀을 때 SNS에 올라온 사진에 금발로 등장했다. 활동이 없던 시기라 그 때의 모습은 SNS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 전부.
5월에 방영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디어마이 메이커」에서도 금발로 등장할 줄 알았으나, 의외의 은발로 등장해 많은 디어유어에게 충격(?)을 전해주었다. 그마저도 물이 계속 빠져서 은발의 모습은 1, 2화에서만 나온다.
9월 정규 1집 분위기에 맞게 블루블랙으로 다시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활동이 가장 길었던 앨범이라 애착이 가장 큰 걸로 보인다.
19년도 연합 콘서트에서 멤버들과 붙어 다니다가 갑자기 텐션 업 된 상태로 스탠딩 석에 있던 팬들과 인사를 나눴던 일화가 있다. 브이앱에서 해명 시간을 가졌는데, 디어유어인지 아닌지는 상관없이 그냥 자신을 보러 와 준 것에 너무 고마워 기분이 좋아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카메라를 정말 잘 찾아낸다. 홈마들 사이에서도 매의 눈이라고 불릴 정도. 다른 멤버의 카메라도 본인이 더 잘 찾아서 알려 준다고.
신인상을 받던 무대 위에서도 눈물 한 방울 없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눈물이 없는 편이라 옆에서 글썽이는 멤버들을 다독이는 일이 많다.
[1] 셀린이를 발음할 때 받침을 흘려서 자주 하는 버릇 때문에 생긴 별명
[2] 성 씨인 공을 0으로 표기하고 0차원으로 부른다. 사차원적인 모습이 종종 있어서 붙여진 별명.
[3] 생년월일이 01년 2월 23일이라 중복되는 2를 제외하고 123으로 표기. 사실 별명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팬들이 해시태그에 종종 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대표 홈마들은 223을 더 밀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주워먹기, 우기기 식의 별명이라는 얘기도 있다.
[4] 개인 브이앱 링크
[5] 유닛 브이앱에 나와서 한 말로 원래도 좋아하는 게 많았는데, 데뷔 이후 더 많아졌다고. 이 날의 명언은 "그 중 제일은 너희들이죠."
[6] 유튜브 직캠 링크 - 19.12.21. 셀린 개인 무대 - Side To Side & Problem
(공백 포함 4391자)
퍼석건조한 캐릭터 + 캐입 Q&A
"싱거운 소리만 해서 미안."
위소령(韋蘇伶) | 1997년생 | 영국
167cm | 50kg | Rh+B
◆
소녀의 바다. 푸름을 머금은 하늘. 그 아래로 꺼지는 검은 암흑. 두 눈에 바다가 아닌 우주를 담았던 시절의 소녀는 어깨를 간신히 스치는 머리칼을 가진 적도 있었다. 그게 2년 전. 억지로 푸른 바다를 묶어두려고 그랬던 시절은 가고, 덧없는 색으로 물들인 지 벌써 8개월 째다. 그러니까 물이 차올라 더이상 비도, 물도 사랑할 수 없던 그때부터 소녀는 바다를 포기했다. 내 삶이 거기에 얽매여 있었다고 해도 더는 그럴 수 없으니까. 빛이 바랜 색상을 꾸역꾸역 고집한 건 (그럴 확률은 전혀 없지만) 제가 가둬둔 바다가 노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이젠 파란 게 지긋지긋하니 차라리 모든 채도를 다 먹어치우고 사그라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추위에 발가락이 절로 오그라들던 계절, 머리속에서 제 우울함을 먹고 자란 칠흑을 확인하던 소녀는 아주 잠깐 헛된 망상을 한 적도 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제 꿈 속이 아닐까, 라고. 물론 모든 것은 현실이었다. 그리고 물이 서서히 빠져가던 2월 경, 소녀는 완벽하게 바다를 놓아버렸다.
눈을 여러차례 깜빡이던 소녀는 이런 상황에서도 태평하게 혼자 저물어가는 해를 보다 작은 통 하나를 꺼내 손에 쥐었다. 통을 쥔 오른쪽 검지 손가락 측면은 작은 수국이 두어송이 피어있었다. 이것도 바다를 담았던 머리와 함께 제 몸에 새긴 흔적이었다. 워낙 푸른 빛깔을 좋아했던 터라 어디에 새길까 고민하던 소녀는 늘 보이는 곳에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 새기게 되었다. 손목에 하고 싶었지만 워낙 타인의 시선이 닿는 것을 꺼려하는 탓에 그건 마음 속에 간직한 위시 리스트에서 벗어나질 못했지만. 이제는 꼴보기도 싫은 꽃에서 눈을 돌려 애써 마른 입술에 연고를 발랐다. 이것도 이제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마치 소녀의 희망처럼.
짧게 자른 손톱에는 별다른 칠은 없었다. 딱 한 번, 넌 손이 예뻐서 손톱을 길러봐도 예쁘겠다. 그 소리에 혹해서 길렀던 적도 있었다. 머리카락을 넘기다 실수로 부러져 피를 본 이후로는 계속 짧은 것을 고수하는 중이나 딱히 손톱이 예뻐서 생활에 도움될 게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피아노를 칠 때도 손톱으로 두드리다보면 아프고, 렌즈를 뺄 때도 자꾸 눈을 긁기 일수고, 스타킹을 신을 때도 괜히 올이 나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오히려 불편했다면 불편했지, 절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소녀가 생각에 잠긴 채 턱을 괸 상태로 눈을 여러 번 깜빡였다. 이 세상은 아무래도, 덧없다.
누군가 소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건네자 소녀가 물이 빠진 머리카락을 넘기며 돌아봤다. 위소령, 또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소녀가 어두운 눈동자에 그 사람을 담는다. 얇은 입술이 잠시 열리려다 꾹 닫힌다. 뺨이 떨리자 홍조가 얼핏 올라온 뺨에 놓인 점 하나가 선명하게 보인다. 소녀, 아니 소령이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걸음을 옮기려는 사람의 뒤를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걸음에 물이 빠진 소령의 머리카락이 흔들린다. 그 아래로 얇은 블라우스, 짧은 청 반바지가 굉장히 추워보이지만 소령의 표정은 여전히 변함없이 굳어있었다.
키: 167cm, 몸무게: 대략 50kg
(19세일 때는 162/46)
머리색: 애쉬 그레이와 애쉬 카키 그 사이
신체 특징: 왼뺨 점 하나, 오른손가락 수국 타투
◆
성격
사랑이라는 단어를 알아? 근데 너는 그딴 걸 믿니. 너 말야.
사랑이 뭐라고 우는 건지 모르겠다. 울 거면 사랑을 안 하면 되지.¹
사람들은 뭐가 문제일까. 소령은 늘 평범하고도 지루한 일상 속에서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를 숨기는 일이 가장 쉬웠어요. 마치 그런 문구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뭐. 불만있니. 물도 있어, 얘. 하지만 속으로 삼킬 뿐. 겉으로 속내를 까뒤집는 일은 결코 없었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한테 미움 사는 일은 별 감흥 없었지만, 자신의 존재가 선명해지는 건 지독할 정도로 싫었다. 그래서 소령은 오늘도 옅은 호흡으로 숨을 쉰다.
하나, 소령은 단조로운 사람이다.
둘, 소령은 생각보다 몸짓이 재빠르다.
셋, 소령은 감정의 변화가 적다.
넷, 소령은 매사에 무관심해 보인다.
다섯, 소령은 변덕을 부릴 줄도 알았다.
사람이 어떻게 단조로울 수 있냐고 하면 사람들은 소령을 보라는 말을 했다. 늘 가라앉아 있는 분위기에 어느 거 하나 새로울 게 없이 구는 소령은 마주치는 시선을 피하기는 커녕 꾸준히 마주쳤지만, 공기처럼 편안한 기분이 들게 하는 착각까지 주었다. 그냥 그 자리에 원래 있을 법한 무언의 형태였지만 역시 그걸로 뭐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 탓에 소령은 행동이 느릴 거란 오해를 자주 사곤 했다. 어째서? 라는 대답을 해도 사람들은 그냥 그럴 거 같이 생겼다, 라는 대답밖에 하지 못했다. 의외로 소령은 재빨랐다. 운동을 배운 건 아니지만 제 흔적이 남는 것을 싫어해 그런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잘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는데... 어? 위소령 어디 갔어?
...네 뒤에 있어. 어디 안 갔으니까 계속 얘기해.
이런 말을 듣는 게 다반사였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일단 본인을 드러내는 건 정말, 굳이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사람들 앞에서의 기척을 잘 숨겼다. 이 비가 내린 후부터 눅눅한 기운에 눌린 탓에 의도치않게 그게 더 강해졌지만 소령은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못한 것도 많은 나이에 내가 죽어야 할까. 아니, 죽고 싶지 않아. 제 팔목을 감고 있는 검은 리본에 몇 번이나 되물었다. 내가 살 길이 있을까요. 그건 소령의 하나 남은 세상과의 끈이자 삶의 이유였다. 누구에게도 말 할 수는 없지만.
매사에 무관심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가족력이었다. 부모 역시 소령에게 관심을 표출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말보다는 그저 눈빛으로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말수가 적어지고, 무심한 눈빛으로 시선을 던지는 게 일상이었다. 아무튼 소령은 부모의 눈빛에 기가 죽기는 커녕, 오히려 뜻을 이해하고 착한 딸처럼 자라와서 이게 평범한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학급 친구들, 같은 대학 동기들이 말하는 가족들 이야기를 들으면 보지도 않던 드라마의 대식구가 떠오를 정도로 비현실적인 느낌이 더 강했을 정도니. 그래서인지 몰라도 눈빛으로 하는 대화가 더 많아 감정의 변화를 잘 나타내지 않는다. 그래도 마냥 무관심한 것은 아니었다. 대화를 하면 항상 소령은 그냥 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닫은 채 고개만 끄덕이는 타입의 친구였지만 유일하게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정말 재미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소령도 가끔 변덕이라는 걸 부렸다. 카레를 먹기로 했으면서 장을 보러 가서 뜬금없이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고 넌지시 말하기도 했고, 인터넷 강의가 듣기 싫으면 틀어놓고 핸드폰 게임을 한다거나 좋아하는 외국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세 번씩 돌려보는 정도의 변덕 혹은 일탈이었다. 사람들은 소령이 너무 표정 변화가 없고, 삶을 단조롭게 살아서 그런지 정해진 행위를 벗어난 행동을 하면 종종 놀랐다. 사실 남들이 하면 그냥 그러려니 했을 법한 행동들이 전부였지만. 그 위소령이? 하는 말이 늘 따라 붙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그럴 때마다 소령은 그저 관심이 마음에 안 드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가 입을 꾹 다물 뿐, 말을 아꼈다.
귀찮게 안 했으면 좋겠는데, 세상도, 사람도.
¹박주현, 롤리팝과 책들의 정원
◆
■ 韋蘇伶
1. 970629
2. 강화 위 씨
3. 외동딸
4. 누군가는 사랑했을 소녀
■ 겉으로 보이는 나는,
1. 몸에서 늘 알싸한 냄새가 났다. 아, 그거. 박하향.
2. 시력도 좋고, 귀도 밝았다.
:렌즈는 그냥 멋내기용으로 꼈다. 요즘 예쁜 게 많길래.
3. 불평하고자 할 때는 눈을 가늘게 뜬다. 그게 전부. 입은 안 연다.
4. 기뻐하는 모습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늘 표정이 같아서.
5. 입술을 쉽게 물어뜯었다. 피가 나도 상관 없이.
:일종의 습관으로 불안하면 본인도 모르게 그랬다.
:이러한 연유로 알로에크림이 담긴 작은 통을 들고 다닌다.
6. 말을 잘하는 편이었다. 그래도 대화하는 건 정말 귀찮아.
■ 속으로 썩어들어가던 나는,
1. 열에 아홉은 내가 옆에 있어도 몰랐다. 매우 희미한 존재였다.
2. 수업 시간에 창 밖을 바라보며 공상하는 걸 좋아했다. 항상.
3. 그러니까 이 비는, 언제 그쳐서 내 숨통을 그만 조이게 될까.
4. 생각에 쉽게 잠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학점이 좋지 않았다.
5. 누구보다 푸르던 스물, 첫사랑을 했다.
6. 대수는 아니었다. 너무 평범해서 신물이 났다.
7. 검은 리본을 늘 팔에 묶고다녔다.
8. 좋아하는 책은 『연금술사』 이유는 없다. 그냥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
■ 사람들이 아는 나는,
1. **구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다. 현재는 휴학생.
2. 번호는 있지만 쉽게 연락하기 어려운 아이.
3. 밥도 같이 먹고, 하교도 같이 했지만 늘 겉돌던 아이.
4. **구로 이사간 그 친구.
5. 따돌림을 당한 것도, 친구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6. 동기들과도 적당히 어울릴 줄 알았다.
7. 워낙 희미한 아이어서 잡기 힘들 뿐. 왜 손에 안 잡힐까.
■ 好不好
好. 고요함, 정적, 풍경, 가을, 자전거, 독서.
不好. 타인의 목소리, 의미없는 질문, 소란스러움.
[**구로 오게 된 이유]
아버지의 직장 문제로 이사오게 된 **구. 어머니는 신도시라서 살기 좋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정작 있는 거라고는 사람과 비어있는 건물들, 제멋대로인 땅값이 전부라 실망한 기색이 컸다. 그래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발령 받은 아버지를 두고 ##으로 다시 가기에는 올 때 쓴 돈이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 그러다 비로 인해 집이 잠겼다. 어머니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이사를 가야겠다는 말을 수십 번 반복했으나 결국 이사를 가지도 못했다. 잠겼던 집을 채웠던 물을 퍼내고 여전히 **구에 살고 있는 형편이다. 물에 잠겨 쓰지 못하게 된 물건들은 내다버리지도 못하고, 그냥 방 하나에 가득 채워넣었다. 그런 집에서 살기를 몇 달 째. 비가 그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부양을 핑계로 어머니가 먼저 지방 도시로 내려갔다. 그 뒤를 이어 아버지 역시, 해외 출장이라는 명목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버렸다. 그래서 혼자 남은 이상 죽고 싶지 않아서 살기 위해 조그맣게 들려오는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날도 부리나케 일어나 몇 개 없는 제 개인 물건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왔다. 다행히도 집에서 10분 거리에 교회가 있던 걸 기억해 이동하던 중, 파랗게 질린 사람들을 따라 교회로 향했다. 아마 이번 비가 내릴 때도 집에 있었더라면, 이번에는 집만 못쓰는 게 아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다.
Q. 지금 심정이 어때?
A. 어, 뭐라고 할까요. 힘들다. 숨이 막힌다… 라는 말밖에 생각 안 나요. (한참 뻑뻑한 눈을 깜빡이다 잠시 감고 냄새를 맡는 듯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뱉기를 반복한다.) 지금도, 물 냄새가 나요. 당연한 소리지만. (고개를 내리고 눈을 떠 아랫입술을 말아 이로 지긋이 누른다. 마른 입술이 쉽게 들리자 뜯어져 피가 나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수국이 새겨진 손가락으로 입술을 닦아낸다.) 그래서 살고 싶었어요. 저번에는…. 정말… 집에 있다가 갇혀서 죽다 살아났거든요. (시선이 바닥으로 서서히 내려간다.) 혼자는, 혼자인 건 너무, 무서워요. 차라리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라도 한다면, 살아있는 기분이 들잖아요. 그건 정말 다행이에요. 그리고 마침 교회가 집과 가까운 건, 정말 다행이죠. (손가락을 꼼질거리다 번진 핏자국을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쓸어낸다.) 받아 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하나님께서 죽지 말라고, 회개하라고 보내주신 것 같기도 해요.
Q. 살기 위해서 어디까지 할 수 있어?
A. 저는 물에 불어터진 생쌀도 씹어 먹을 수 있어요. 실제로 그랬으니까. (잠시 과거를 회상하 듯이 멍한 시선으로 제 손가락 끝만 보고 있다가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든다. 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못 할까. 이런 상황에서는 먹는 것도, 두루는 것도 사치이자 힘이 있는 자들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인데. 심지어 수면조차 강자들은 마음 껏 누릴 수 있겠지만 약자들은 그렇지 못한 게 당연하다. 불안에 떨다 죽어가는 생명들을 우리는 본 적 있지 않던가. 그걸 피하기 위해 여태 조용히 숨 죽여 사는 법을 터득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겉으로는 보이지 않게 내심 속으로 미소지었다.) 그래도 교회에 들어온 이상… 불편할 건 없어 보여요. (속내를 애써 눌러내고 항상 짓는 무표정으로 상대를 응시한다. 속이 빈 시선을 유지하는 건 언제나 쉬웠다. 진심이라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한 입도 양보하지 않고, 본인 먹을 것만 챙겨 저를 버리고 도망친 거나 다름없는 자들에게 똑똑히 보여 주고 싶었다. 당신들 없이도 잘 살아있노라고. 하지만 당장 가진 것 없는 입장에서 발톱을 드러내는 것은 그다지 좋은 처사가 아닐 것을 알았다. 애써 불안한 기색도, 날카로운 의중도 모두 바닥으로 짓밟아 숨겨내는 일이 최선이겠지. 애써 한숨을 쉬며 또래들의 걱정 가득한 목소리를 흉내냈다.) 조금 걱정되는 게 있긴 한데... 잠을 자는데, 무슨 문제는 일어나지 않겠죠?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게 조금 무서워요. 저들이 본인 살겠다고 저를 죽이거나 내던지면 저는 손도 쓸 수 없는 약자니까요. 그래도 살기 위해서 발버둥은 칠 건데, 도와… 주실 거죠?
(공백 포함 6,75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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